걷기

융프라우 Jungfrau 주변 휘르스트 FIRST 지역 트레킹 (2012년 8월 5일)

이엘리1 2012. 8. 8. 21:04

어제 융프라우 관광으로 무척이나 피곤했다. 새벽에 밀라노를 떠나 저녁에나 되어서야 그룬트 Grund에 있는 호텔에 들어갈 수 있었으니. 다행히 해발이 1000m 안쪽이라 고산증 걱정도 없었고 날씨도 선선해서 푹 잘 수 있었다. 


그린델발트에서 휘르스트 First (2138m)행 곤돌라를 탔다. 곤돌라 요금이 이탈리아에 비해 두배 정도 되는 거 같다. 이곳에서 바흐알프호 Bachalpsee (2265m) 까지의 트레킹 코스는 2000m 정도 고지의 능성을 따라 걷기 쉽게 만들어 진 융프라우 대표 코스 중의 하나란다.  그래서인지 많은 사람들이 걸어간다. 간혹 한국분들도 보이지만 야행화를 연신 사진에 담고 있는 일본인 관광객들이 많다. 일본의 관광 문화는 한국과 많이 다른 거 같다. 호수가 그렇게 크지도 않은데 뭐가 그렇게 유명하다고 선전을 하는 건지?


이곳에서 우리는 방향을 틀어 로티호른 Rotihorn (2757m)을 거쳐 Bussalp까지의 트레킹 길을 택하였다. Rotihorn 정상을 향해 낭떠러지 사이의 조그만 길을 걷고 있는데, 갑자기 먹구름이 몰려와 비를 퍼붓기 시작했다. 한치 앞이 보이질 않아 겁에 질려 있는데 갑자기 눈앞에 대피소가 나타났다. 그곳이 바로 정상이었다. 여기서 한 이십여분 쉬었을까? 구름이 걷히며 맑은 하늘이 나타난다. 비온뒤 맑은 하늘에는 아이거봉이 깨끗이 보이고 그 뒤로 묀히, 융프라우봉이 살포시 구름사이로 얼굴을 내밀고 있다. 이러한 모습을 사진에 담으니 행복한 미소가 절로 돈다. 예상치 못한 광경을 보게 되는 그 기분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까? 여한없이 구경한 것 같아 중간에 그린델발트로 가는 지름길로 방향을 바꾸었다. 팻말에 의지해서 더 이상 걷기가 힘들 정도로 가파른 길을 내려갔는데, 팻말에는 아직도 한시간 이상 더 가파른 길을 내려 가야 한단다. 길을 묻고자 문이 열려 있는 집을 찾았는데 치즈 만드는 곳이었다. 아저씨가 매일 산에 있는 젖소 농장에서 받은 우유로 이곳에서 치즈를 만들어 인터라켄의 상점에 판단다. 치즈 만드는 광경을 직접 본 건 처음이다. 스위스 치즈 맛 보라고 큰 거 한덩어리를 10유로에 가져 가란다.


한 이십여분 쯤 더 걸었을까, 차가 다니는 길이 보이고 짚차 한대가 오길래 손을 흔드니 고맙게도 타란다. 아마득히 아래로 보이는 마을을 꼬불꼬불 돌아서 그린델발트까지 내려가는 데 얼마나 고마왔던지... 하기야 로티호른 (2757m)에서 그린델발트 (1034m)까지 해발 고도 1700m를 내려가야 하는 걸 너무 쉽게 생각했었나 보다.


이번의 여행에서는 예기치 못한 추억거리를 가지게 되어서 참 좋았다. 그들을 정리하자면; 

     1) 로티호른 정상 가까이에서 비바람을 맞을 때 예기치 않게 눈앞에 나타난 대피소에서 쉴 수 있었고, 

     2) 비가 갠 후 맑은 알프스 산을 바라보면서 트레킹을 한 일, 

     3) 눈으로 치즈 만드는 광경을 보았으며, 

     4) 더이상 걷기가 힘들 정도로 지쳐 있을 때 짚차의 도움을 받았은 점 등이다.

 


그린델발트 Grindelwald (1034m)에서 휘르스트 First  (2168m)로 올라가는 곤돌라 

 

구름속에 어렴풋이 보이는 Wetterhorn 

 

그린델발트 빙하

 

슈렉펠트 Schreckfeld 에서 휘르스트까지 운행하는 First Flieger (탑승자가 없는 지 쉬고 있다)

 

휘르스트 곤돌라 도착지


오늘의 Trekking Route 

  

 휘르스트 산장에 사는 어린이들인가 보다

 

휘르스트에서 바흐알프호로 가는 트레킹로

 

전망좋은 벤취는 항상 누군가가 선점해 있다

 

바흐알프호 Bachalpsee 에서 

 

 

로티호른으로 향하면서 돌아본 바흐알프호

 

앞뒤로 아무도 없는 조그만 길을 따라 가야 한다

 

로티호른 정상 가까이의 뒤쪽 절벽을 타고 구름이 넘어 온다

 

로티호른 정상에 있는 대피소 (비바람을 피해 20여분을 머물렀다) 

 

 비온뒤 개어가는 하늘 (손 가르키는 쪽이 융프라우지 싶다) 

 

왼쪽으로 보이는 꼭대기 뒤쪽을 타고 넘어왔다 


흰줄 가운데 빨간줄이 트래킹 표시도 인데, 모든 길의 표시도가 똑 같다  

 

저멀리 그린델발트에서 클라이네 샤이텍으로 가는 융프라우 철도길이 보인다


트레킹 코스는 남의 농장안을 통과하기도 한다 (소가 밖으로 나가는 걸 방지하기 위한 문이다) 

 

먼발치 보이는 동네까지 해발 1500m는 차이가 나지 싶다

 

 

소가 길을 막고 나보고 피해가란다

 

치즈를 만드는 아저씨와 식구들, 사진 촬영을 기꺼이 응해 주었다 

 

보관된 치즈는 앞으로 3년 정도 시간을 가지고 먹어도 된단다.

 

여기서부터 그린델발트까지 한시간 이상을 더 내려가야 한단다.

 

전나무 숲속에서 솎아 모아둔 통나무들

 

 정상에서 내려오면서 처음 만난 소나무군 - 나무들이 옆으로 누워있다

(보통 2000m 이상에서는 풀만 자란다고 한다) 


좀 더 내려오면 소나무 군들이 더 많이 있으나 키가 작다 

 

1500m 정도에 있는 소나무 (전나무?) 숲