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몇개국, 몇개주를 돌았느니 하면서 많이 가본 걸 자랑하던 때가 있었다.
당시의 무용담은; 한번의 여행에 몇천 마일을 달렸고 이중 하루에 최고 몇백마일을 달려보았다는 것이었다.
최근의 여행을 반추해 볼 때, 이제는 그러한 무용담은 더 이상 가슴에 담아두지 않고 있는 것 같다.
대신에 뒷골목까지 속속들이 걸으면서 그곳에 사는 사람들의 생각이라든지 그들의 조상이 이루어 놓은 업적들을 감상하는 마음이 더 커진 거 같다. 그곳이 도시든 시골이든.
이런면에서 나를 이탈리아에 보내준 데 대해 감사드린다. 당사자가 회사이든 아니면 하나님의 뜻이든..
조상들의 땀으로 맺어진 결실물을 보면서, 과연 현재 살고 있는 이들은 조상들이 바라는 대로 따르고 있는지 생각해 본다.
현재까지의 짧은 소견으로 보면 이곳 이탈리아 사람들은 조상덕을 많이 보고 있다.
우리는 어릴때 아무것도 없었지만, 이들은 많은 복을 가지고 태어났다.
그래서 어려움을 별로 겪지 않고 살아왔고, 지금도 그렇게 살고 있는 거다.
이들은 일하면 보수의 반을 세금으로 내고 있고, 이로 인해 노후에 정부가 생활을 보장해 준다고 믿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노후를 직접 준비해야 하기 때문에 항상 미래에 대한 걱정을 하게 된다.
같이 일하는 직원들이 나보고 젊은 사람들보다도 더 열심히 지내는 것 같다고 한다.
왜 그럴까?
걷거나 여행하는 것도 중독이라서 하면 할 수록 자꾸 하고 싶어지는 거라서?
나의 생각은 지금 여행하지 않으면 평생 그곳을 가 볼 기회가 오지 않을 지도 모른다는 조급함이 마음속에 남아서 그런 거 같다.
이건 중독과는 무관하다. 내가 어렸을 때는 이와 비슷한 생각을 해 본적이 없는 거 같다.
아마 나이가 들어 간다는 증거가 되는 거 같아서 마음이 착잡하다.
아무리 그렇더라고 해도, 지금 생각하는 걸 행동에 옮긴다는 건 얼마나 의미있는 일인가?
그리고, 걸으면서 평소에는 볼 수 없는 뒷골목의 진면목도 볼 수 있고. 겉으로 드러난 면보다는 내면을 알 수 있는 친구를 보듯이...
주말이면 말없이 항상 나를 기다리는 거리의 뒷골목에 있는 친구들을 만나러 갈 생각으로 마음이 설렌다.
이러한 설렘은 나를 또한 행복하게 만들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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