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다른 일상

돌로미티 Dolomiti 국립공원내의 트레치메 Tre Cime 둘레 걷기 (2012년 6월 8 ~ 9일)

이엘리1 2012. 6. 13. 23:15

작년 여름 휴가때 2박을 하며 Trekking을 즐겼던 추억을 잊지 못해 지난 주말 다시 찾은 돌로미티 (Dolomiti : Dolomite의 복수) 국립공원.


산의 정상이 백운암 (Dolomite)층으로 이루어진 알프스 자락의 9개 지구를 통칭하여 돌로미티 국립공원으로 부르며, 그 아름다움으로 인해 2009년 UNESCO가 세계자연문화유산으로 지정하였다. 부서지기 쉬운 암석의 특성으로 인해, 계곡을 따라 큰 돌이 부서지고 깨지면서 모래로 바뀌어 가는 자연의 현상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이번에는 돌로미티 국립공원중에서도 가장 아름답다는 Sesto 자락의 Tre Cime 주위를 Trekking 하였다. Tre Cime란 3개의 산봉우리란 뜻으로 돌로미티내에서도 관광지로 유명한 곳이다. 인근 마을인 Misurina 나 Auronzo의 아름다운 광경을 즐기는 것도 좋지만, 자연스럽게 걷기 위주로 계획이 짜지는 건 어쩔 수 없다.


Tre Cime내의 Rifugio Auronzo (대피소) 까지 들어가는 차량 통행료가 22 유로 란다. 지금은 내고 들어가는 것 외에는 다른 방법이 없지뭐.

상당히 가파른 길을 다라 올라가니, 우리 앞에 정차한 버스에서 나이 드신 일본인 관광객들이 내린다. 일본인들의 관광 패턴이 우리와는 많이 다르다는 건 알았지만, 이런 오지까지 관광객들이 오다니..


돌로미티에는 산맥의 군데 군데마다 만들어진 대피소들을 이어서 Trekking 코스가 만들어져 있다. 각 코스마다 3~4시간 정도 걸리는 코스들이 많은 걸 보면 상당히 계획적으로 만들어 진 것 같다. 이번에는 Rif. Auronzo - Rif. Lavaredo - Rif. Tre Cime - Rif.Auronzo 둘레길을 4시간 정도 걸었다.


구름으로 덮인 산봉우리가 개이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Trekking을 시작했는데, 왠걸 구름이 더 심해지며 비가 계속 오는 게 아닌가. 

처음에는 앞뒤로 몇몇 일행들이 보이더니만, 휴게소를 지나니 아무도 보이질 않는다. 외부 온도가  차고 (0 ~ 3도 정도) 구름까지 끼어 앞이 잘 안보이는 데다가 비바람까지 몰아치니, 길잃은 나그네처럼 불안한 마음까지 들었다. 낭떠러지의 능선을 따라 좁은 길을 걸어야 했으니. 

음지에는 아직도 군데군데 거대한 얼음덩어리가 보인다. 이름하여 만년설이다. 


하지만 당장이라도 깨져서 흘러 내릴 듯한 산봉우리, 그리고 깨진 바위들로 인해 생긴 절벽과 계곡 사이를 메우고 있는 자갈 / 모래들. 이곳 돌로미티가 아니면 어디서도 볼 수 없는 이러한 장관을 볼 수 있으랴. 차를 세워둔 대피소로 돌아오니 옷은 비에 다 젖었고, 손발은 추위에 퉁퉁 부었지만, 지금 이 순간의 나 자신이 뿌듯하였다. 대피소 휴게소에서 뇨키와 커피 한잔으로 몸을 녹이고 밀라노로 돌아왔다.  


돌로미티 국립공원 총 9개소 중 지금까지 총 3곳을 들렀구나. 이번 여름에 한두곳을 더 둘러 보고자 마음을 다잡아 본다.



Tri Cime로 향하는 등산로 입구: (Tri Cime가 멀리 보이는 자리에 세워진 모형도 앞에서)


이곳에서 Tri Cime 대피소까지 3시간10분 걸린 단다 (경사가 급해 힘든 등산로다)


구름에 가려져 일부만 모습을 드러낸 Tri Cime


암반이 약해 아무데나 산사태가 일어난다 


산에서 내려오는 물은 맑기가 그지없다 (석회분이 많아서 색깔은 곱다)


자갈 사이에서도 꽃잎을 피우는 그 생명력이란...



사람이 사는 것 같지는 않은데 앞잔디는 어느정도 관리가 된 듯


Misurina 마을


Auronzo 마을


Auronzo 대피소까지의 차량 통행료 표지판: 이곳에서 대피소까지 약 6 Km 구간


방명록에 기록을 남겨야지 (Auronzo 대피소)


구름에 덮힌 Tre Cime


이 큰 바위도 절벽이 깨지면서 생겼겠지..


Lavaredo  대피소 (지금은 문이 닫혀 있다)


Trekking 코스 및 시간 안내표


구름사이로 꼭대기까지 찍은 몇 안되는 사진


아직도 얼음이 군데군데 남아있다


모래산처럼 보위는 자갈산


낭떠러지의 능선을 따라 난 길에서 계곡을 바라보며 (저 아래로 보이는 길이 두번째 사진 표지판에서 올라오는 길이다)


조금이라도 평평한 데는 나무나 식물이 자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