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열병처럼 토요일 새벽이면 다른 날보다 일찍 일어나 배낭을 챙긴다.
11월13일, 오늘은 어디로 갈까 망설이면서도 몸은 기차역으로 향하고 있었다.
그래, 오늘은 피렌체야~~
피렌체 Santa Maria Novella역에 도착하니 벌써 11시 가까이 되었네, 하긴 4시간여를 탔으니..
잘 모르면 무조건 두오모 (Duomo)광장으로 가라고 한다는 말을 잊지 않고 두오모광장을 먼저 찾았다. 이탈리아의 어떤 도시든 두오모 (Duomo) 성당이 있는 데가 가장 중심가라고 한다..
성당 모서리 한켠에 다비드상이 놓여 있고, 많은 사람들이 다비드상과 함께 사진을 찍고 있었다.. 두오모 광장은 돌로 깔려 있는 것으로 알았는데 오늘은 잔디로 주욱 덮여 있네.
어떤 특별한 날인지 알 지는 못해도 괜히 기분이 Up 되는 건 나이가 들어도 어쩔 수 없나보다. 밀라노는 잔뜩 흐리고 으슬으슬했는데, 피렌체는 날씨가 그지 없이 맑기까지 했으니~~
두오모 성당앞에 전시된 다비드상과 함께
두우모를 둘러본 뒤, 누가 이야기하지 않아도 몸은 시뇨리아 광장 (Piazza Signoria)을 거쳐 우피치 화랑 (Galleria degli Uffizi)으로 향하고 있었다. 예술과는 담을 쌓은 사람이지만 피렌체에 와서 우피치를 봐야 한다는 강박관념도 함께. 여기서도 다비드 상 앞에서 많은 사람들이 사진을 찍고 있네. 그러고 보니 가짜 다비드 상만 돌아다니고 있고 진짜는 복원하느라 어디 숨은 모양이다.
우피치 박물관에서는 보티첼리의 “비너스의 탄생”과 “프리마베라”가 가장 유명하다고 해서인지 그 앞에는 사람들로 가득 차 있었다. 사진을 찍지 못하게 해서 어쩔 수 없이 눈으로 감상만 하다 왔다. 그래도 사전에 공부를 좀 해서인지 그림이 무엇을 이야기하고자 하는 게 눈에 들어오는 것 같아서 신기하다. 마치 초등학생이 새로운 것을 배울 때처럼~~
우피지 화랑 앞에서 외국인이 마임과 함께 사진을 찍고 있다.
우피치화랑의 복도에 그린 천장벽화
박물관을 나오니 밀라노로 돌아가기에는 몸이 너무 피곤하여, 본의 아니게 피렌체에서 1박을 하게 되었다. 벡키오 다리를 거쳐 미켈란젤로 언덕을 올라 피렌체의 야경을 한번 감상해 보는 것도 나쁘지만은 않다.
벡키오다리 (Ponte Vecchio)와 Arno 강
미켈란젤로 언덕에서 찍은 피렌체 야경
다음날 일찍 시내로 다시 나섰다. 큰건물에는 대부분 메디치 가문의 문양이 보인다. 피렌체에서 르네상스 시대를 잉태하고 부흥하는데 크게 기여했다고 한다.
큰 건물의 곳곳에 걸린 메디치 가문의 상징문양
다시 들른 두오모 광장에는 어제 가뜩 있던 잔디도 다비드상도 어딘가로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렸다. 분명 어제 무슨 행사가 있었나 보다.
다음날의 두오모 광장 거리 (다비드상과 잔디는 간곳이 없네)
두오모 성당앞에 있는 Museo dell'Opera de Santa Maria del Fiore의 천장벽화 (예수의 왼손이 이상하다)
마침 두오모 성당에 사람들이 들어가길래 얼떨결에 따라 들어가 미사를 보았다. 무슨 말인지 모르고, 미사를 어떻게 보는 지도 모르지만, 피렌체 최대의 성당에서 미사를 보았다는 그 자체만으로도 기분이 좋았다.
두오모 성당 내부의 천장벽화
미사를 마치고 두오모 성당안에서 사진 한장
두오모 광장의 한켠에서 어딘가로 실려가기 직전의 다비드상
밀라노로 돌아오니 우중충한 날씨에 비가 듣고 있었다. 역시 “밀라노에 있었으면 몸도 우중충 했을 텐데 잘 나갔구나” 하고 자위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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