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다른 일상

발사믹 (Basamico)을 사러 모데나 (Modena)로 ~~

이엘리1 2013. 3. 9. 15:09

발사믹 (Balsamic)이란 모데나 (Modena)와 레쬬 에밀리아 (Reggio Emilia) 지방에서 나는 포도 식초로 그 지방의 포도와 전통 기법으로 만든 것이라고 한다.

 

일전에 지인이 발사믹을 사러 간다고 하길 래 몇병 사달라고 해서 시음한 적이 있는데, 그 맛이 식초라기 보다는 꿀처럼 찐득하고 맛이 달아 설탕을 듬뿍 넣은 것이라고 생각했던 적이 있다. 일반 샐러드 드레싱 뿐만 아니라 아이스크림에 타핑(Topping)으로도 많이 쓴다고 한다.

 

밀라노를 떠나기 전에 이곳 농장을 방문해서 발사믹을 사고자 생각하고 있었는 데, 생각난 김에 미련없이 약 200Km 떨어진 모데나 지방의 Spilamberto 마을의 발사믹 농장을 방문하였다. 조그만 시골길 양옆으로 농장들이 즐비하고 거의 대부분의 간판이 발사믹을 만들어 판다고 한다. 거리가 인상적이었는데, 정겨운 풍경을 사진으로 남겨 두지 못한 게 좀 아쉽다.

 

어딜가나 시골 사람들의 인심은 참으로 후하다. 농장 주인의 이름은 안젤로로, 찾아가자 마자 우리를 자신의 거실로 안내한다.

 

자신의 집 안에서 가내수공업의 형태로 발사믹을 만드는 데 그 과정이 와인의 숙성과 아주 비슷하다. 조그만 오크통(?)에 포도를 넣고 세월을 통해 수분을 증발시켜 농축된 발사믹을 만들고 있다.

이곳에서 만들어 파는 발사믹은 주로 7~10년산과 15~20년산이란다.

약 7~8년 정도 숙성될 때 까지는 오크통 내에 있는 수분으로 인해 나무가 팽창하여 발사믹이 새지 않으나, 10년 이상이 되면 수분함량이 줄어들어 오크통 연결부위가 마르게 되어 그 사이로 자연스럽게 발사믹이 조금씩 샌단다.

 

발사믹 제조에서 부터 병에 담는 작업까지 모든 작업은 안젤로 혼자서 한다. 예쁘게 생긴 부인은 우리에게 맛있는 커피와 빵을 대접하는 데 남편의 일에 대해 전혀 도울 생각을 하지 않는다. 여자들이 살기 좋은 나라인가 보다.

 

좀 더 대규모로 생산을 하기 위해 상표 등록도 하고 자동화 시설을 하면 어떤지 하고 물어도, 이에 대해서는 별로 관심이 없는 것 같다.

상표 이름도 없고 돈도 현금으로만 받는다고 하니, 만든 발사믹은 아름아름으로 파는 모양이다.

 

 

 농장 안쪽에 있는 과수원 (배밭이란다)

 

안젤로 (Angelo)씨 집의 거실

 

발사믹을 숙성하고 있는 통 (수분이 자연 증발할 수 있도록 천으로 막아두고 있는데 식초 냄새가 좋다)  

 

오크통으로부터 흐르는 발사믹을 받기 위해 아래에 그릇을 놓아두고 있다 

 

 

집에서 디저트 와인들도 같이 만들어 판단다 (500cc 한병에 10유로씩 해서 종류 별로 하나씩 사 보았다) 

 

병에 마개를 덮는 기계인가 본데 신기하다. 아직도 이렇게 수공으로 한다니..

 

포장을 하고 동여맨 부위에 자기네 마크를 찍는다

 

 

포장을 마치고 안젤로 부부가 미소를 짓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