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다른 일상

스위스 장크트모리츠 (St. Moritz) 를 다시 가다

이엘리1 2013. 4. 6. 06:32

작년 9월 말경 비가 종일 내리던 날 우린 빗속을 뚫고 스위스 장크트모리츠를 다녀왔다. 당시 리프트를 타고 산에 올라 트레킹을 할 요량으로 그곳에 갔는데 비때문에 이를 포기해야 했다. 하지만 물안개가 피어 오르는 호수와 산 중턱에 걸쳐 있는 구름이 연출한 한편의 그림을 잊지 못해 4월의 이곳은 어떤 지 궁금해서 다시 찾아보았다.

 

스위스 국경 가까이에 있는 도시 Chiavenna 에 가기 전에 있는 Moreschi Bar에는 사람들로 항상 붐빈다. 맛있는 빵과 커피가 일품이다. 우리 앞에 가던 버스 두대도 이곳에 멈추어 사람들을 쏟아낸다. 지금이 4월인데 장크트모리츠에 스키타러 간단다. 밀라노에서 Chiavenna (해발 333m) 까지 가는 길은 상대적으로 평평하다. 하지만 여기서 부터 33 Km 떨어진 스위스령인 Maloja Pass (해발 1809m) 까지는 줄곧 가파르고 고불고불한 오르막길이다. 이곳만 지나면 장크트모리츠 (해발 1775m)까지는 약간의 내리막길이다. 우리가 머리속에 그려왔던 것과는 달리 Maloja Pass를 지나면서 부터 장크트모리츠까지의 풍경은 그냥 하얗다, 길에서 바라보는 호수는 그냥 하얀 벌판이다, 여기서 사람들이 스키를 탄다. 얼음위에 눈이 많이 쌓여 있으니 노르딕 스키를 타는 모양이다. 어떤 곳에는 행글라이더를 이용하여 스키를 타기도 한다.

 

장크트모리츠에서 가장 높이 올라 갈 수 있는 Piz Nair까지 가려면 산악열차 2번, 그리고 케이블카를 타야한다. St Moritz Dorf (1856m) - Chantarella (2005m) - Corviglia (2846m) - Piz Nair (3057m). 이 열차에는 스키타는 사람들이 대부분이고 우리같이 등산복장으로 온 사람들은 보기가 힘들다. Piz Nair행 케이블카에는 대충 세어도 100명 정도의 사람들이 탄 것 같다. 출근길의 지하철에 탄 것 만큼 비좁다. 그곳에 올라가서 1000 ~ 1500m 정도를 할강하면서 스키를 즐기겠지. 내일 (4월 7일)이 올해 스키 시즌의 마지막 날이란다. 왜 우리는 이곳에 오면서 스키를 탄다는 생각을 하지 못했을까?

 

Chantarella에 내리면 하이드꽃길 (Heidi's Flower Trail) 이 있다. 이 흙길 주변에 여러가지 꽃을 심어 두어서 꽃길이라고 하는 데, 지금은 눈으로 덮여 있어서 분홍색 말뚝이 없다면 이곳이 그 유명한 꽃길인지 구별하기 힘들지 싶다. 길 중반에 쉬어 가라는 벤치에 앉으니 호반도시인 장크트모리츠와 이를 둘러싼 산들이 다 내려다 보인다. 한폭의 그림인데, 지금은 모두가 하얗다. 난 그래도 동네가 하얀 것 보다는 울긋불긋한 것이 훨씬 더 정감이 간다. 6월쯤에는 참 좋을 거 같은데 그때는 난 이곳에 없다. 이번 여행이 일종의 추억 여행도 겸하고 있는 셈이다.

 

 Chiavenna 가기 전에 있는 내가 좋아하는 쉼터 (대형버스 두대도 기다리고 있다)

 

작년에 호수의 물안개와 산능성에 둘린 구름에 감탄했던 곳인데 지금은 느낌이 확연히 다르다

 

호수 옆에는 노르딕 스키 대여하는 건지 (?)

 

한 아저씨가 스키를 타고 호수로 가고 있다

 

행글라이더의 바람을 이용하여 스키를 타는 것 같은데... (눈길을 찾기 힘들어 가까이서 사진 찍는 건 포기했다)

 

스위스에서 제일 길다는 에스컬레이터 

 

장크트모리츠의 중심에 자리잡은 호수

 

Badrutt Palace Hotel

 

치료에 용하다는 광천수 한잔

 

겨울 스키용 리프트 맵 (St Moritz - Chantarella - Corviglia - Piz Nair 행을 탔음)

 

원래 72 스위스 프랑인데 오후가 되면 60프랑이란다

 

2005년이 Piz Nair까지의 케이블카 운행 50주년이라고 하는 것 같다

 

Corviglia에서 Piz nair가는 케이블카 (사람을 더 태워 총 100 여명 정도 타고 올라 간 거 같다)

  

 Piz Nair (3057m) 에서  

 

내려가는 케이블카는 두사람뿐인데 올라오는 케이블카는 만원이다

 

Corviglia에 내려와서 잠시 쉬고 있는 스키어들

 

Corviglia에서 Chantarella로 내려오는 열차

 

하이디 꽃길 간판 (Heidi Blumenweg - Heidi's Flower Trail)

 

하이디 길 옆에 있는 예쁜 집

 

하이디꽃 길은 흙길이다.(하지만 지금은 분홍색 폴대만 없으면 그냥 하나의 Trail에 불과할 뿐이다)

 

하이디길 옆에 발을 디디니 무릎까지 금방 빠진다

 

하이디길 옆에 있는 벤취에서 쉬면서 찍은 주변 사진들 - 1 (고드름)

 

하이디길 옆에 있는 벤취에서 쉬면서 찍은 주변 사진들 - 2 (장크트모리츠와 주변 풍경)  

  

하이디길 옆에 있는 벤취에서 쉬면서 찍은 주변 사진들 - 3 (장크트모리츠와 주변 풍경)  

 

하이디길 옆에 있는 벤취에서 쉬면서 찍은 주변 사진들 - 4 (나뭇사이를 배경으로 - 그래도 흰색이 아닌 다른 색이 보이니 좋다) 

 

산위에 댐 같은게 있는 데 뭔지 잘 모르겠다 (밀라노 돌아오는 길)